무분별한 신상공개·피해자 목소리 뭉갠 영상들…유튜브는 책임 없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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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 가해자 신상을 공개한 유튜브 채널들이 피해자의 의사를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영상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삭제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법적으로 유튜버 개인에게 보도 윤리를 묻기 어려운 상황에서 유튜브 등 플랫폼 사업자가 피해자 보호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며 사안을 방치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는 10일 자신의 채널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를 받게 됐다며 하지만 계속 영상은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방심위는 해당 채널의 불법성 여부를 검토해 심의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방심위는 정보통신망법을 근거로 불법정보와 유해정보를 심의하고 시정요구를 할 수 있다. 다만 시정요구에 강제성이 없어 유튜브는 영상 삭제 요구를 받더라도 자체 판단에 따라 최종 삭제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나락보관소는 지난 1일부터 가해자 신상공개 영상을 게시하고 삭제하길 반복했다. 또다른 유튜브 채널 ‘판슥’은 피해자 동의를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구하지 않은 채 사건 판결문 전문을 공개했다가 피해자 가족의 입장문이 올라온 뒤 영상을 삭제했다. 이들은 모두 유사 언론 행세를 했지만 보도윤리강령이나 책임 소재에서는 벗어나 있다. 하지만 자극적인 내용의 영상을 앞세워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튜버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가 제도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플랫폼 사업자인 유튜브가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유튜브는 스팸 및 기만 행위, 민감한 콘텐츠, 폭력적이거나 위험한 콘텐츠, 규제 상품, 잘못된 정보를 담은 콘텐츠는 삭제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는 자체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밀양 성폭행 사건 관련 영상들도 가이드라인 위반 소지가 있지만 유튜브는 아무 조처를 하지 않았다.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유튜브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자체적으로 정한 가이드라인을 조속하고 성실하게 이행할 사회적 책무를 갖고 있다며 특히 이번 사건은 성범죄 피해자와 직접적으로 관련됐기 때문에 본인들이 명시한 가이드라인 항목을 즉각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언경 뭉클 미디어인권연구소 소장은 이번 사건처럼 피해자의 동의 여부를 유튜브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울 경우 자체 가이드라인 수준에서 당장 조치를 취하길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사적제재가 유튜브를 통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만큼 유튜브 가이드라인이 이런 문제에 대한 대응을 보강하거나 피해자의 신고가 들어가면 빠르게 반영하는 등의 조치를 지금이라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사이버 렉카’(온라인의 부정적 이슈에 관한 영상을 제작해 이익을 챙기는 사람) 부작용이 논란이 될 때마다 유튜브의 규제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반복돼왔다. 2021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정치인 자녀의 신상을 공개하거나 개인정보를 폭로했지만 유튜브로부터 제재를 받지 않았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사이버 렉카들이 피해자 보호보다 금전적 이익을 우선시하고 유튜브는 이를 자양분 삼아 비즈니스를 하는 불합리한 구조가 수년째 유지되는 것이라며 사적제재와 사이버 렉카 등이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튜브를 압박하지 않는 이상 부작용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튜브가 더욱 강력한 자율규제를 도모할 수 있도록 공론화를 거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 사무처장은 유튜브 유해 콘텐츠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며 일차적으론 유튜브가 이미 존재하는 자체 가이드라인에 따라 적극적으로 조치하고, 나아가 콘텐츠 이용자, 생산자, 플랫폼 운영자가 함께 참여하는 논의 구조에서 규제 방안을 찾는 ‘공공적 규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요리 전문가 신계숙이 12일 EBS1 <신계숙의 맛터싸이클 다이어리> ‘나의 살던 고향은’ 편에서 해발 2400m 중국 윈난성 리장으로 떠난다. 이곳은 1년 내내 온난한 기후와 그처럼 따뜻한 사람들이 있는 고장이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리장 최대 농산물시장인 중이시장이다. 난전마다 제철 산물이 가득한데 온난한 날씨 덕에 달콤한 과일이 언제나 풍년이다. 집에서 갓 따온 앵두부터 한 근(600g)에 약 600원인 수박까지 즐비하다.
다음으로 호랑이가 뛰어넘었다는 협곡 후타오샤로 향한다. 위룽쉐산과 하바쉐산 사이 협곡으로 옛 교역로인 차마고도가 펼쳐진다. 세차게 흐르는 물길은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를 닮았다. 후타오샤 근처 차마객잔에서 주인장이 오골계 삼계탕과 김치를 내놓는다.
해발 2100m 두메산골에 사는 나시족의 마을 우무에선 고유종 흑돼지가 명물이다. 나시족의 옥빛 성지 바이수이타이로 향하던 신계숙은 한 객잔에서 주인장과 아침 국수 요리 대결을 벌인다. 방송은 12일 오후 10시45분.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지난 4일 오전 11시. 일본 오사카 재일동포 요양시설 ‘산보람’의 체조 시간. 숫자 구령이 나오자 구순이 넘은 어르신 6명이 체조를 시작했다. 일제강점기에 넘어와 평생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일본말을 써왔지만 지금은 한국말 숫자에 더 반응이 빠르다. 갈수록 기억은 옅어지는데 고향말은 전보다 또렷하다.
고경일 산보람 이사장은 치매 어르신 중에는 그간 써왔던 일본어는 다 잊고 한국어만 기억하는 경우도 있다며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 들었던 노래, 쓰던 말을 본능적으로 찾는다고 말했다.
산보람이 돌보는 어르신은 모두 60명. 100세를 바라보는 자이니치(재일동포) 1세대로 대부분 제주도 출신 여성들이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은 산보람 직원이 직접 집으로 방문해 식사나 목욕을 돌본다.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대신 장을 보고 생필품을 챙기는 것도 주요 ‘홈 서비스’이다.
움직임이 수월한 어르신은 오전 9시30분까지 요양시설로 모셔와 오후 4시까지 보살핀다. 식사와 목욕 서비스를 시작으로 레크리에이션과 체조로 건강을 관리해준다. 식단은 주로 한식으로 짠다. 김치 역시 빠지지 않는다.
산보람이 돌보는 어르신 중 9명은 요양시설에 거주하면서 24시간 보살핌을 받는다. 지난 4월15일 100세 생일을 맞은 김춘생 할머니도 산보람에 산다.
김 할머니는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일본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1961년 당시 일본 정부는 자이니치를 연금 가입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부분의 자이니치 1세는 김 할머니처럼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받는다 해도 금액이 적다. 자이니치 1세가 생활고를 겪는 이유이다. 김 할머니는 생활보호대상자로 매달 생계 수급비를 받아 요양비로 쓴다.
자이니치 1세는 자이니치 3세가 돌본다. 산보람 직원 총 25명 가운데 19명이 재일동포다. 고 이사장 역시 재일동포 3세다. 요양시설에서 의도적으로 한국 핏줄 직원만을 채용하는 것은 아니다. 채용공고를 내면 주로 재일동포가 지원한다.
고 이사장은 재일동포는 기본적으로 ‘내 민족은 내가 돌보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있다며 다만 갈수록 그런 동족 의식이 옅어지고 있어서 앞으로는 재일동포를 돌보는 시설도, 사람도 사라질지 모른다고 했다.
산보람은 정부 지원 없이 운영하기 때문에 재정이 넉넉하지 않다. 주오사카 한국 영사관과 할머니의 ‘고향’ 제주도에서 종종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도움이 필요하다. 고 이사장은 이제는 경제적으로 풍족한 한국이 이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유튜브 채널 ‘나락보관소’는 10일 자신의 채널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심의를 받게 됐다며 하지만 계속 영상은 올릴 것이라고 밝혔다. 방심위는 해당 채널의 불법성 여부를 검토해 심의 개시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방심위는 정보통신망법을 근거로 불법정보와 유해정보를 심의하고 시정요구를 할 수 있다. 다만 시정요구에 강제성이 없어 유튜브는 영상 삭제 요구를 받더라도 자체 판단에 따라 최종 삭제 여부를 결정한다.
앞서 나락보관소는 지난 1일부터 가해자 신상공개 영상을 게시하고 삭제하길 반복했다. 또다른 유튜브 채널 ‘판슥’은 피해자 동의를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구하지 않은 채 사건 판결문 전문을 공개했다가 피해자 가족의 입장문이 올라온 뒤 영상을 삭제했다. 이들은 모두 유사 언론 행세를 했지만 보도윤리강령이나 책임 소재에서는 벗어나 있다. 하지만 자극적인 내용의 영상을 앞세워 적지 않은 수입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유튜버 개인에게 책임을 묻기가 제도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플랫폼 사업자인 유튜브가 나서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유튜브는 스팸 및 기만 행위, 민감한 콘텐츠, 폭력적이거나 위험한 콘텐츠, 규제 상품, 잘못된 정보를 담은 콘텐츠는 삭제하거나 제한할 수 있다는 자체 가이드라인을 두고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된 밀양 성폭행 사건 관련 영상들도 가이드라인 위반 소지가 있지만 유튜브는 아무 조처를 하지 않았다.
신미희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은 유튜브는 플랫폼 사업자로서 자체적으로 정한 가이드라인을 조속하고 성실하게 이행할 사회적 책무를 갖고 있다며 특히 이번 사건은 성범죄 피해자와 직접적으로 관련됐기 때문에 본인들이 명시한 가이드라인 항목을 즉각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언경 뭉클 미디어인권연구소 소장은 이번 사건처럼 피해자의 동의 여부를 유튜브가 일일이 확인하기 어려울 경우 자체 가이드라인 수준에서 당장 조치를 취하길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면서도 사적제재가 유튜브를 통해 계속해서 반복되고 있는 만큼 유튜브 가이드라인이 이런 문제에 대한 대응을 보강하거나 피해자의 신고가 들어가면 빠르게 반영하는 등의 조치를 지금이라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사이버 렉카’(온라인의 부정적 이슈에 관한 영상을 제작해 이익을 챙기는 사람) 부작용이 논란이 될 때마다 유튜브의 규제가 부족하다는 지적은 반복돼왔다. 2021년 유튜브 채널 ‘가로세로연구소’는 정치인 자녀의 신상을 공개하거나 개인정보를 폭로했지만 유튜브로부터 제재를 받지 않았다. 유현재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사이버 렉카들이 피해자 보호보다 금전적 이익을 우선시하고 유튜브는 이를 자양분 삼아 비즈니스를 하는 불합리한 구조가 수년째 유지되는 것이라며 사적제재와 사이버 렉카 등이 반복되는 문제를 해결하도록 유튜브를 압박하지 않는 이상 부작용은 반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유튜브가 더욱 강력한 자율규제를 도모할 수 있도록 공론화를 거쳐야 한다고 제언했다. 신 사무처장은 유튜브 유해 콘텐츠에 대한 정부의 일방적 규제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며 일차적으론 유튜브가 이미 존재하는 자체 가이드라인에 따라 적극적으로 조치하고, 나아가 콘텐츠 이용자, 생산자, 플랫폼 운영자가 함께 참여하는 논의 구조에서 규제 방안을 찾는 ‘공공적 규제’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요리 전문가 신계숙이 12일 EBS1 <신계숙의 맛터싸이클 다이어리> ‘나의 살던 고향은’ 편에서 해발 2400m 중국 윈난성 리장으로 떠난다. 이곳은 1년 내내 온난한 기후와 그처럼 따뜻한 사람들이 있는 고장이다.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리장 최대 농산물시장인 중이시장이다. 난전마다 제철 산물이 가득한데 온난한 날씨 덕에 달콤한 과일이 언제나 풍년이다. 집에서 갓 따온 앵두부터 한 근(600g)에 약 600원인 수박까지 즐비하다.
다음으로 호랑이가 뛰어넘었다는 협곡 후타오샤로 향한다. 위룽쉐산과 하바쉐산 사이 협곡으로 옛 교역로인 차마고도가 펼쳐진다. 세차게 흐르는 물길은 마치 오케스트라 연주를 닮았다. 후타오샤 근처 차마객잔에서 주인장이 오골계 삼계탕과 김치를 내놓는다.
해발 2100m 두메산골에 사는 나시족의 마을 우무에선 고유종 흑돼지가 명물이다. 나시족의 옥빛 성지 바이수이타이로 향하던 신계숙은 한 객잔에서 주인장과 아침 국수 요리 대결을 벌인다. 방송은 12일 오후 10시45분.
하나 둘 셋 넷 다섯 여섯 일곱 여덟.
지난 4일 오전 11시. 일본 오사카 재일동포 요양시설 ‘산보람’의 체조 시간. 숫자 구령이 나오자 구순이 넘은 어르신 6명이 체조를 시작했다. 일제강점기에 넘어와 평생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일본말을 써왔지만 지금은 한국말 숫자에 더 반응이 빠르다. 갈수록 기억은 옅어지는데 고향말은 전보다 또렷하다.
고경일 산보람 이사장은 치매 어르신 중에는 그간 써왔던 일본어는 다 잊고 한국어만 기억하는 경우도 있다며 어린 시절 먹었던 음식, 들었던 노래, 쓰던 말을 본능적으로 찾는다고 말했다.
산보람이 돌보는 어르신은 모두 60명. 100세를 바라보는 자이니치(재일동포) 1세대로 대부분 제주도 출신 여성들이다.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은 산보람 직원이 직접 집으로 방문해 식사나 목욕을 돌본다. 인스타 한국인 팔로워 대신 장을 보고 생필품을 챙기는 것도 주요 ‘홈 서비스’이다.
움직임이 수월한 어르신은 오전 9시30분까지 요양시설로 모셔와 오후 4시까지 보살핀다. 식사와 목욕 서비스를 시작으로 레크리에이션과 체조로 건강을 관리해준다. 식단은 주로 한식으로 짠다. 김치 역시 빠지지 않는다.
산보람이 돌보는 어르신 중 9명은 요양시설에 거주하면서 24시간 보살핌을 받는다. 지난 4월15일 100세 생일을 맞은 김춘생 할머니도 산보람에 산다.
김 할머니는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일본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1961년 당시 일본 정부는 자이니치를 연금 가입 대상에서 제외했다. 대부분의 자이니치 1세는 김 할머니처럼 연금 혜택을 받지 못한다. 받는다 해도 금액이 적다. 자이니치 1세가 생활고를 겪는 이유이다. 김 할머니는 생활보호대상자로 매달 생계 수급비를 받아 요양비로 쓴다.
자이니치 1세는 자이니치 3세가 돌본다. 산보람 직원 총 25명 가운데 19명이 재일동포다. 고 이사장 역시 재일동포 3세다. 요양시설에서 의도적으로 한국 핏줄 직원만을 채용하는 것은 아니다. 채용공고를 내면 주로 재일동포가 지원한다.
고 이사장은 재일동포는 기본적으로 ‘내 민족은 내가 돌보는 게 당연하다’는 인식이 기저에 깔려있다며 다만 갈수록 그런 동족 의식이 옅어지고 있어서 앞으로는 재일동포를 돌보는 시설도, 사람도 사라질지 모른다고 했다.
산보람은 정부 지원 없이 운영하기 때문에 재정이 넉넉하지 않다. 주오사카 한국 영사관과 할머니의 ‘고향’ 제주도에서 종종 생필품을 지원하고 있지만, 여전히 도움이 필요하다. 고 이사장은 이제는 경제적으로 풍족한 한국이 이들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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